익숙함이라는 덫
매일같이, 능숙하게 프로젝트를 해내고 클라이언트와 소통해온 나.
에이전시를 거쳐, 프리랜서로, 공무원 생활을 잠시 했다가 결국 다시 1인 기업이 되기까지... 어느덧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솔직히 말하면 일은 술술 잘 풀리고 있었죠. 에이전시 시절부터 신뢰를 쌓아온 클라이언트들 덕분에 매출도 꾸준했고, 입소문으로인해 별도의 마케팅 없이 새로운 의뢰도 계속 들어왔으니까요.
프리랜서 시절에는 '안정적인 일거리'가 목표였어요. 그래서 밤낮없이 일했고,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갔죠.
1인 기업이 되고 나서는 더 자유로워졌어요. 직접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고, 원하는 방식대로 일정을 조율할 수 있었으니까요.
오히려 클라이언트가 제 일정을 기다려줬어요.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삶 같았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상한 불안감이 찾아왔어요. 마치 연못 속 물처럼,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무언가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았거든요.
'나, 혹시 너무 편한 길만 걷고 있는 건 아닐까?'
더 이상 피드백을 받을 일도 없고,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도 없이 그저 루틴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죠.
안전지대를 벗어나기로 한 순간
회사를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팀은 필요했어요.
늘어나는 프로젝트를 혼자 감당하기 버거웠거든요. 그래서 시작한 직원 채용. 하지만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깨달았죠. 내가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걸요.
에이전시에서의 경험을 발판으로 나만의 길을 만들어왔고, 이제는 더 큰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조직에 안주하는 대신 새로운 도전을 찾고 있을 때, 우연히 마주친 하이아웃풋클럽 모집 공고가 눈에 들어왔죠.
낯선 도전, 그리고 실패
하이아웃풋클럽은 4주간의 기수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매주 피어리뷰로 서로의 성장을 돕는 커뮤니티예요.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멤버들이 모여 자신의 시도와 경험을 나누고,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곳이죠.
4주간의 기수활동이 끝나면 멤버십으로 이어져서, 원하는 만큼 계속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으로 뭘 어쩌라는 거지?' 이해가 안 됐어요.
그동안 제게 인스타그램은 그저 근황 올리고 웃긴 영상 보는 게 전부였던 플랫폼이었으니까요.
본업도 바쁜데 굳이 이걸 해야 하나 싶었죠.
첫 주에는 계속 해왔 듯 익숙한 카드뉴스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용기 내서 만든 첫 릴스는... 사무실에서 혼자 40초 동안 어색하게 떠드는 영상이었죠.
망했어요, 완전히.
릴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몰랐고,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도 감이 안 왔으니까요.
동료들이 발견해준 '진짜 나'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같은기수인 부기우기님과 지니님이 제 모습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지는 모습 프로페셔널하고 좋지만,
피어리뷰때 레이나님이 보여주는 적극적이고 발랄한 모습이 훨씬 더 매력적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건 어때요?"
그동안 나는 늘 일과 일의 관계만 생각했는데, 편안하고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줘도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것도 누군가가 먼저 발견해줬다는 게 신기했죠. 혼자 일하다 보니 잊고 있었던 부분이에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비치는지.
저는 제가 그런 이미지인 줄 꿈에도 몰랐거든요.
전환점이 된 조언
3주차, 가장 힘들 때 매니저(단발모리♥)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PPT는 레이나님 삶의 한 부분일 뿐이에요. 레이나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 말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어요. 그동안 저는 제 정체성을 'PPT 전문가'라는 틀에 가두고 있었나 봐요.
하지만 제가 겪은 경험, 시행착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들...
이 모든 것이 제가 나눌 수 있는 이야기였던 거죠.
함께이기에 가능했던 새로운 발견
하이아웃풋클럽에서 만난 멤버들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세요.
마케터, 디자이너, 기획자, 인스타툰 작가, 커뮤니티 리더, 창업가... 각자의 분야에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활동하면서도, 서로에게 진심 어린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혼자 일하는 게 익숙했던 제게, 이런 '따로 또 같이'의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성장하면서도, 필요할 때면 언제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이런 게 진정한 시너지구나 싶었어요.
팔로워 숫자보다 더 값진 건 매 순간 응원해준 멤버들의 목소리였죠.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해보자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계속 도전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시작을 향해
'한 사람이 100보 전진하는 것보다, 동료 100명이 한 보씩 전진하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이제는 가슴으로 이해돼요.
혼자만의 안전지대는 편안하지만, 그 안에서는 진정한 성장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때로는 서툴고, 실수도 하겠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거예요.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알았으니까요.
앞으로도 저는 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요.
더 이상 혼자만의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불완전하지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하이아웃풋클럽에서의 경험은 제게 새로운 시작이 되었어요.
안전지대를 벗어나 도전하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죠. 이제 저는 다시 시작선에 섰어요.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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